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산52-1 정물오름. 표고 466m 비고 151m의 나즈막한 오름이다.

입구에서 왼편의 완만한 기슭으로 올라가면 제주 서부 지역의 서쪽 오름들과 함께 벗하며 길을 걸어올라갈 수 있고, 오른편으로 걸어올라가면 가파른 계단으로 이어지는 초록의 숲길을 걸어 마침내 정상에 이르러 한라를 만나게 된다.

한라산은 물론 제주서부지역 대부분의 오름들을 관망할 수 있는 정물오름

정물오름 입구에는 '정물'이라는 물이 있어서 이 오름의 이름도 '정물오름'이 되었다고 한다.

정물은 제주 4.3 당시 피난자와 한국전쟁 당시 국군 훈련병들뿐만 아니라 금악리와 인근 마을 주민 특히, 이시돌목장 초기의 중요한 중요한 식수원으로 사용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정물 앞 벌판은 육군제2훈련소가 주둔하던 곳이라 한다. 「제주인뉴스 양일화 칼럼」에 의하면 "이곳에 제2숙영지가 시설되어 우리는 그 자리에서 훈련을 받으면서 이달봉 사격장을 배경삼아 매일같이 행군을 하면서 사격훈련을 하였다."라고 하였다.

지금은 지나가는 노루들만 어찌 알고 찾아오는 정물. 그 '정물'의 뜻은 무엇일까. 애월읍 고내리 마을 중심을 흐르던 '정천'이 '절물' '정물' '정내' '정천'의 과정을 거치면서 이제는 그 뜻을 알 수도 없고 하천마저 복개되어 사라져버린 것처럼, 이 오름의 '정물'도 그와 유사한 과정을 거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진다.

정물오름 굼부리. 이곳은 개가 주인을 위해 가르켜 준 ‘옥녀금차형’의 명당터로서, 개의 주인 강씨무덤이 아직도 남아있다고 한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옛날 옛날 금악리에 살던 강씨가 죽었는데 묏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강씨가 살아 생전 애지중지 하던 개가 상제의 옷자락을 물고 정물오름으로 끌고갔다. 지관이 그 자리를 보니 옥 같은 여자가 비단을 짜는 ‘옥녀금차형玉女金叉形’의 명당이었다. 강씨 집안에서는 이곳에 묘를 썼고 훗날 묏자리를 찾아준 개가 죽자 주인 옆에 같이 묻어 주었다고 한다.

가을을 기억하는 꽃처럼, 서로의 마음을 알고 기억하는 이들이 해마다 가을이면 이 정물오름을 찾는다.

서부지역 오름들

굼부리너머 저지오름, 당산봉, 그리고 희미한 안개 속 수월봉

금악오름

산정의 억새

구름도 쉬고 간다

찬란하다

이달, 새별, 바리메, 북돌아진 오름

왕이메 뒤로 한라

당오름

군산, 월라봉, 산방산

도너리오름

저지오름

이토록 찬란한 10월이 간다. 뒤돌아보지도 않고 가을을 버리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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