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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오름자연휴양림' 안으로 들어서면 붉은오름과 말찻오름 등으로 오르는 등반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오늘은 그 여러 갈래 길 중에서 '붉은오름등반로'를 따라 걷기로 했다.

 

 

표선면 남조로 1487-73번지 내의 붉은오름은 사려니길에서도 접근이 가능하지만, 이곳 '붉은오름자연휴양림'에서 오르는 것이 가장 수월하다. '붉은오름자연휴양림'의 하절기(03월~10월) 입장 시간은 08:00 ~17:00이고, 동절기(11월~02월) 입장시간은 09 :00 ~ 16:00이다.

 

 

표선면 붉은오름은 표고 569m, 비고 129m, 둘레 3046m의 화산체로서 오름에 덮인 흙이 화산송이인 붉은 스코리아로 덮여 있어서 붉은오름이라는 이름을 가졌다고 한다. 지금은 산 전체가 다양한 식생과 함께 우거진 숲을 이루고 있어서 태초에 과연 그 모습이 붉었는지 푸르렀는지는 알 수가 없다.

 

 

삼나무 숲길

 

 

상산나무, 쥐똥나무, 가시나무, 졸참나무, 참식나무 등을 만날 수 있는 숲길

 

 

가을이 내려오고 있다. 멧돼지는 옆으로 비껴간다. 숲 사이에 멧돼지 발자국이 간혹 보인다.

 

 

붉은오름 정상 등반길은 등반로 시점에서부터 약 1시간 30여분이 걸린다. 전망대까지만 갈꺼면 왼쪽길을 선택하고, 굼부리를 돌아볼려면 왼쪽으로 가나 오른쪽으로 가나 난이도는 비슷하다.

 

 

계단을 물리치며 오르면 곧 정상. 붉은오름에서는 이곳 산정에서만 주변을 조망할 수 있다.

 

 

물찻, 말찻오름

 

 

개오름, 절물오름, 민오름, 지그리오름

 

 

 

구두리오름. 그뒤로 민오름, 웃바메기, 부대, 부소오름

 

 

안돌, 거슨세미, 다랑쉬, 높은오름

 

영아리오름

 

 

대록산, 따라비오름

 

 

난이도가 높지 않은 길이니 가을 향기 속에서 천천히 걷고 싶은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나는 말을 잃어버렸다/조오현

 

내 나이 일흔둘에 반은 빈집뿐인 산마을을 지날 때

 

늙은 중님, 하고 부르는 소리에 걸음을 멈추었더니

예닐곱 아이가 감자 한 알 쥐여주고 꾸벅,

절을 하고 돌아갔다 나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 산마을을 벗어나서

내가 왜 이렇게 오래 사나 했더니

그 아이에게 감자 한 알 받을 일이 남아서였다

 

오늘은 그 생각 속으로 무작정 걷고 있다

 

 

다보탑을 줍다/유안진

 

고개 떨구고 걷다가 다보탑(多寶塔)을 주웠다

국보 20호를 줍는 횡재를 했다

석존(釋尊)이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하실 때

땅속에서 솟아나 찬탄했다는 다보탑을

두 발 닿은 여기가 영취산 어디인가

어깨 치고 지나간 행인 중에 석존이 계셨는가

고개를 떨구면 세상은 아무데나 불국정토가 되는가

정신차려 다시 보면 빼알간 구리동전

꺾어진 목고개로 주저앉고 싶은 때는

쓸모 있는 듯 별 쓸모없는 10원짜리

그렇게 살아왔다는가 그렇게 살아가라는가.

 

 

서늘함/신달자

 

주소 하나 다는 데 큰 벽이 필요 없다

지팡이 하나 세우는 데 큰 뜰이 필요 없다

마음 하나 세우는 데야 큰 방이 왜 필요한가

언 밥 한 그릇 녹이는 사이

쌀 한 톨만 한 하루가 지나간다

 

 

묵화墨畵/김종삼

 

물 먹은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이런저런 생각을 밀치며 걷고 있는데 멋진 바위가 발목을 붙든다.

 

 

이 바위를 표식으로 하여 굼부리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지금은 물론 숲에 가려 폐쇄되었지만 여전히 굼부리가 궁금한 이들은 이 바위 아래로 내려 굼부리로 빠진다.

 

 

가을꽃과 통성명을 한다. 그는 한라투구꽃이라 한다. 가을안부로 시 한 수 던진다.

 

노병/김남조

 

나는 노병입니다

태어나면서 입대하여

최고령 병사 되었습니다

이젠 허리 굽어지고

머릿결 하얗게 세었으나

퇴역 명단에 이름 나붙지 않았으니

여전히 현역 병사입니다

나의 병무는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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