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국립산림생태관리센터에 고운 길이 있다.

제주국립산림생태관리센터는 2021년 제주의 산림유전자원 보전을 위해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에 세워졌다. 이곳은 곶자왈, 산림습원 등 보전가치가 높은 제주의 산림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준공되었는데, 오감체험, 고무래놀이, 아로마 힐링체험, 식물표본 만들기, 나의 나무 만나기 등 다양한 생태프로그램이 운영되기도 한다.

제주국립산림생태관리센터 생태탐방로 입구

생태탐방로는 제주국립산림생태관리센터 건물 중앙에서 진입할 수 있다. 물론 센터 진입로 왼편의 솔마리 유아숲으로 진입할 수도 있으나 어린이들의 공간 보호를 위하여 센터 중앙의 생태탐방로로 진입하였다.

이곳 탐방로는 약 2.3km의 길이로 조성되어 있다. 고도 270m~330m의 남원읍 하례리에 위치해 있는데, 곶자왈의 아름다운 계곡을 따라 뛰어난 경관과 희귀 난대수종이 분포하며, 삼나무 숲과 동백나무숲, 옛 조상의 발자취인 잣성과 돌담길, 물통 등이 분포한다고 설명되어 있다.

생태탐방로를 걷는 시간은 1시간 내외라고 되어 있으나, 천천히 걸으니 1시간 반 정도 걸렸다. 숲해설도 가능하다고 되어 있는데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만 이용 가능하다.

이곳 생태탐방로는 곶자왈에 인간의 길을 조금 내어주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 듯하다. 인간을 위해 인위적으로 가공된 부분은 한정적이고 대부분 곶자왈의 흐름을 따라 길을 조성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오로지 인간을 위해 조성한 숲길에 익숙해졌다면 가끔 이런 곶자왈에서 자연의 크기와 인간의 크기를 생각하며 걸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잣담

솔숲

동백숲

제주국립산림생태관리센터 중앙에서 걸어들어오면 꼬닥꼬닥길을 거쳐 물통을 보고 다시 돌아나와 숙대낭길과 돌담길, 베롱곶, 돔박낭곶을 지나 간드랑낭길로 빠져나온다.

산바당전망대로 먼저 발길을 옮긴다.

산바당전망대에서 보이는 제지기오름, 섶섬, 칡오름, 영천악이 무척 곱다.

물통길

탐방로 정비가 한창이다.

오형제 삼나무와 사스레피나무가 서로 의지하여 함께 살고 있다. 삼나무가 태풍에 쓰러졌는데 이웃인 사스레피나무가 받쳐주어서 삼나무의 다섯 가지가 하늘을 향해 쑥쑥 자라고 있다.

물통쉼팡

습지

화전민들의 기도터였음직한 솔낭

숙대낭쉼팡

숙대낭은 삼나무를 일컫는 제주어이다. '쑥쑥' 자란다고 하여 '숙대낭'이라는데 과연 그런가.

잣담. 이곳 센터가 들어선 하례리 곶자왈은 소를 방목하던 지역이었다고 한다. 방목하는 소는 없지만 지금도 생태탐방로를 따라 잣담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산유자나무. 짧은 가지가 가시로 변하였다.

조밤나무의 판근. 판근은 땅위에 노출된 뿌리의 모양이 마치 '판'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바람에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 혹은 습지에서 뿌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수직으로 발달한 뿌리가 지표에 노출된 것이다. 이곳에 불어오는 바람이 어떠하였는가를 말없이 보여준다.

한적한 숲길

곶자왈의 스산함이 아직 남아있는 귀한 곳이다.

돔박낭곳길

숨골가는 길

숨골/풍혈

숨골에서는 일년내내 같은 온도의 바람이 지하에서 올라온다. 사람들은 그래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무학대사가 도읍을 서울로 점지할 때, 다른 곳은 모두 눈에 뒤덮였으나 한 곳만은 초록의 풀이 무성하여 길지로 여기고 도읍으로 삼았다는데, 그곳이 아마도 숨골이 있던 지역이 아니었나 생각하며 혼자 웃는다.

간드랑낭길. 간드랑간드랑 마음 편히 느리게 걸어보는 길이다.

제주솔마리 유아숲체험원 길로 나왔다.

이곳은 어린이들이 생태숲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계획된 곳이다.

알록달록 고운 숲. 숲도 사람도 함께 '맑음'을 유지하려면 '힐링을 위한 숲'이 아니라 '숲의 힐링'이 필요함을 일깨워준 생태탐방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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