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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다. 제주에서 가을에 걸어야 할 길을 말하라면 서귀포시 법정이오름의 해발 680m 지점에 위치한 무오법정사 항일운동 발상지 일대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무오법정사 항일운동 발상지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도순동 산 1번지 및 서귀포시 하원동 산 1-1번지 일대를 말하며,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법정사 항일운동 기념탑

 

 

1918년 무오년 10월 7일 제주도 도순리 산 1번지 법정사에서 일어난 법정사 항일운동은 법정사 주지인 김연일과 강창규를 비롯한 700여 명이 주민이 참여한 제주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무장 항일 독립운동이다. 오래도록 의도적으로 왜곡되어 잊혀져있던 법정사 항일운동은 1992년부터 재조명되었고, 현재는 그 항일운동 발상지가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1918년 법정사 항일운동 당시에는 66명이 검거되어 31명이 실형을 받았으며, 검거된 인원 가운데 5명이 재판과 수형 생활 중 고문의 후유증으로 옥중에서 순국하였다. 항일투쟁의 발상지인 법정사는 애국지사의 체포와 함께 일제에 의해 불태워졌고 현재는 건물 기단과 초석 등이 남아있다.

 

 

그 길에 가을이 짙다.

 

 

이 법정이오름의 가을은 지금이 절정이며, 11월 15일을 전후하여 사라져갈 것이다.

 

 

법정이 가을

 

 

법정이 길

 

 

이곳 법정이오름은 아주 오래전부터 수행터로 알려진 곳이다. 서귀포시 하원下院 법화사에서 중원中院 법정이를 거쳐 상원上院 한라산 영실에 이르는 길은 탐라국시대 존자암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지금도 서귀포시 대평리에는 존자물 유적이 있으며, 이곳 법정이를 거쳐 한라산 영실로 향하는 길에는 영실수로가 개설된 적도 있다.

 

 

법정이 단풍

 

 

법정이 계곡

 

 

계곡은 깊으나 험하지는 않다. 이 산에 신령이 있다면 아마도 무척 자애스러우리라 여겨진다.

 

 

법정이 계곡의 소

 

 

상록과 활엽이 어우러져 은은한 빛을 발한다

 

 

산빛

 

 

가을빛

 

 

하늘빛

 

 

흐르는 것들을 따라 길을 걷는다

 

 

법정이 가을

 

 

가을

 

 

가을

 

 

법정이 계곡

 

 

법정이 계곡의 소

 

 

법정이 계곡

 

 

가을을 건너고 산빛을 건너는 이 길의 이름은 동백길이다

 

 

한라산동백길은 무오법정사항일운동발상지 일대 주차장에서 시작할 수도 있고, 한라산 영실수로를 내려와 다시 이 길로 접어들어도 되는데 그 끝은 서귀포시 돈내코탐방로이다.

 

 

동백길을 걷다가 무오법정사 항일운동 발상지 방향으로 꺾어서 산 아래로 내려간다.

 

 

산빛도 달라진다

 

 

무오법정사 항일운동 발상지의 샘물터

 

 

무오법정사 항일운동 발상지

 

 

무오법정사 항일운동 당시에 일제에 의해 전소되어 터만 남은 법정사. 항일운동 당시에 법정사 법당은 우진각 지붕을 올린 초가 형태 건물이었다. 현재는 기단석, 초석, 돌담 등이 남아 옛 이야기를 전해준다.

 

 

무오법정사 항일운동은 제주 지역의 최초이자 최대의 항일운동으로 1919년 삼일운동보다도 5개월 앞서 있다. 법정사는 1908년 한라산 관음사 창건 이전에 이미 법돌암이라는 이름으로 이곳에 창건되어 있었다. 그러다가가 1914년 김연일 스님이 주지로 부임하며 제주 출신 강창규 스님과 방동화 스님 등과 함께 항일운동의 거점으로 삼고 마침내 1918년 의거하였다.

 

 

무오법정사항일운동에 참여했던 주요 가담자 66명은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청으로 송치되었으며, 그 중 48명이 소요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되었고, 1919년 2월 4일. 실형 선고 31명. 벌금 15명. 재판전 옥사 2명, 수감 중 옥사 3명, 불기소 18명이었다. 항일운동 당시에 선봉대장이었던 강창규 스님은 실형을 살고 풀려난 이후에 서산사를 창건하는 등 마지막 행적을 보였으나 쌀 한 톨 구하지 못하는 어려운 삶을 살다가 마침내 모슬포 서산사 앞 바다 바위에서 좌선에 든 채 원적에 들었다.

 

 

맑은 물 저 너머에 그들의 눈동자가 서럽다

 

 

계곡 여기저기 보이는 기도터

 

 

기도와 염원이 이어진 길 끝에 옛 법정사의 이름을 잇고 있는 현재의 법정사가 있다.

 

 

현대에 들어 창건된 이 법정사에 대하여 돌아가신 방진주스님께서는 이곳 역시 법정사의 암자라고 말씀하셨다. 이곳에서 보초를 서다가 일본경찰들이나 의심되는 이들이 나타나면 천수경을 외우기 시작하고 위험이 사라졌다고 판단되면 반야심경을 외웠다고 증언하셨다.

 

 

현재의 법정사에 봉안되어 있는 삼존불

 

 

모든 길이 찬란한 가을에 오히려 이 쓸쓸한 길이 마음에 쓰인다. 잊지 말고 이 길을 찾아주었으면 바람조차 다만 쓸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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