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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원물오름은 해발고도 458.5m, 산체높이 98m, 둘레 3,369m, 면적 584,056㎡의 말굽형 굼부리를 가진 야트막한 오름으로 옛기록에는 '院水岳. 元水岳' 등으로 표기되었다. 정상까지는 20여분 정도면 한가하게 오를 수 있다.

 

 

원물오름 입구의 안내문을 살펴본다.

 

원물오름의 명칭은 남녘 기슭에 있는 샘에 연유한다. 예전에 이 부근에 삶의 터전을 잡은 사람이 이곳에 습지가 형성되어 있음을 보고 파 보았더니 맑은 물이 솟아나왔다. 이 샘물은 생수가 없는 인근 주민의 생명수와도 같은 것이었다.

이 샘에 '원물'이라는 이름이 붙은 까닭은 이러하다. 이곳에서 조금 내려오면 동광육거리로 교통의 요지다. 제주, 한림, 대정, 서귀포 등 각 방면으로 사통오달하는 길목이다. 예전 역시 교통의 요충지였다. "예전에 제주로 가려면 모두 이 산간지대로 다녔는데 소위 원이라고 하는 데가 있었다. 거기는 제주목에서도 중간, 대정에서도 중간, 그 원이라는 데는 사람이 몇 가호 살고 있어서 거기 가면 점심도 사먹고 술도 한 잔 사마시고, 다리도 쉬고 하는 곳이다." <韓國口碑文學大系 說話 중에서 인용>

말하자면 站(참)이었고 院(원)이 있었던 것이다. 또한 예전에는 동광리와 서광리를 통틀어 일대를 자단리(自丹里) - 한때는 광청리(光淸里) - 라 했거니와 옛 지도에 대정~제주를 연결하는 驛路(역로) 선상에 自丹村(자단촌)이라고 기입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이곳이 驛村(역촌)이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역촌이었다면 원이 있었음도 당연한 일이다. 세종 때 교통과 연락의 편의를 위해 섬 안의 각지에 원을 두었음은 기록에도 나타난다. 원이란 공무여행의 관원, 후에 일반 나그네도 이용하도록 마련된 국영여관이었다. 그 원이 지명에 연결되어 이 샘을 '원물'이라 불리었고 오름도 원물오름[院水岳]이 되었다.

 

 

원물 앞에는 제주목을 드나들던 관리와 주민들이 숙박을 할 수 있었던 조선말기 때 국영여관인 이왕원(梨往院)이 있었다. 6·25전쟁이 발발했을 때는 모슬포 제1훈련소 훈련병들이 야간 산악훈련하기 위한 제1숙영지가 들어섰다. 훈련과정을 마치면 병사들은 화순 사계 앞바다에서 대기하고 있던 L.S.T에 승선하여 전선으로 배치되었다.

 

 

탐라국의 경우에는 고려 말에 지방에 출장 나간 관리들의 숙박을 위한 '원(院)' 제도가 생기면서 제중원(濟衆院), 이왕원(利往院), 중문원(仲文院) 등이 생겼고, 보문사지의 보문원, 동제원, 의귀원 등등 제주목과 대정현, 정의현을 잇는 주요 간선 도로망을 따라 원이 배치되었다. '원(院)'이 들어선 곳은 사람과 말이 쉬어갈 수 있어야 하므로 인적은 드물어도 물과 식량 등을 확보할 수 있는 사찰의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 대표적인 곳이 고려시대 사찰 보문사를 기반으로 했던 보문원이다. 이곳 이왕원도 원물오름의 풍부한 수량에 기반한 사찰이 있었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원물. 겨울철임에도 풍부한 수량을 자랑한다.

 

 

원물 옆으로 이어진 길로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마른풀잎 냄새가 향긋한 길

 

 

그 길 옆으로 북돌아진오름, 바리메

 

 

한라, 그 앞쪽으로 족은대비오름과 영아리오름

 

 

개오름과 병악

 

 

군산, 월라봉

 

 

한라는 물론, 서부지역의 모든 오름들을 이곳 원물오름 정상에서 조망할 수 있다.

 

 

산방산, 단산, 모슬봉, 가시오름

 

 

남송이, 도너리오름

 

 

그리고 마주하는 한라산 영실 오백나한. 피할 수 없다. 심장이 뛰고 깃발은 펄럭인다. 직하直下하는 영실 오백나한의 기운을 담뿍 받고 감사의 기도를 올린다.

 

 

아쉬운 마음에 원물오름 정상에서 굼부리를 건너 반대편 사면으로 건너간다. 소나무 숲 사이로 스며들었다가 빛을 찾아 나오면 금악, 정물, 당오름으로 이어지는 길이 훤하게 드러난다.

 

 

이달, 샛별도 가깝다. 그 모든 것을 한꺼번에 품을 수 있는 이곳 원물오름에서 모두의 2026년을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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