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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십경의 하나로 모두의 사랑을 받는 서귀포의 명승지 정방폭포

 

 

그러나

가슴저린 아름다움만큼이나 더 아픈

고통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

이곳말고 또 어디에 있을까

 

 

정방폭포는 조선조에는 시인묵객들의 사랑을 받아왔고,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들에 의해 제주도 유람이 특별한 관광상품으로 널리 홍보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곳이다. 7~80년대에 이르기까지도 국내 유일의 해안폭포로 선전되며 학생들의 정기적인 수학여행지로도 각광받았다. 높이 23m, 너비 10m의 주상절리 위에서 폭포수가 떨어지고 그 위로 무지개가 반짝이면 저마다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넙적바위 위에서 사이다에 김밥을 먹으며 즐거운 하루를 보내던 곳이다.

 

 

그리고 이곳은 삭제되었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여전히 존재하는 곳이다. 이 지역은 제주 4.3 당시 서귀포 최대의 학살터였다. 정방폭포가 위치한 서귀포시 송산동 지역은 제주 4.3 당시 군부대가 주둔했던 지역이었다. 2연대 1대대 본부가 현재의 송산동주민센터인 서귀포면사무소에 주둔했고, 1대대 6중대 병력은 서귀포초등학교에 주둔했으며, 6중대 인근에는 헌병대와 서귀포경찰서가 있어서 민간인에 대한 체포 구금 구타 고문을 자행했고, 인근의 단추공장과 전분공장 창고는 수용소로 접수되었다. 당시에 전분공장이 있던 곳은 현재 서복전시관이 들어서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의해면 이곳에서 학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민간인 희생자는 247명에 이른다. 물론 이곳만이 아니다. 정방폭포, 소남머리, 소정방폭포, 자구리해안, 거문여 등 이 지역 일대가 모두 이승만 정권 군경에 의해 제주도민들이 학살된 곳이다.

 

 

그 정방연 건너에 정방굴이 있다.

 

 

주상절리가 끝나가는 곳에서 바닷길이 안으로 휘어들어간 곳으로 걸어들어간다. 

 

 

자르륵자르륵 먹돌이 파도에 쓸리는 소리

 

 

돌아앉은 그 모습이 마음에 걸린다.

 

제주도민들은 저 바위처럼 오래도록 숨죽여 살았다. 가족들의 시신을 파도가 바다로 끌어가는 것을 숨죽여 바라보았듯 그저 물결치는 파도만 망연히 바라보며 숨죽여 살았다. 두려워서 쉬쉬하던 4.3 이야기를 꺼내고 그 시절 이야기를 하게 된 것도 그리 오래된 이야기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4.3 이야기는 그만하라 하고,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안된다고 손사래를 치면 그건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

 

 

정방굴

 

 

그날의 영혼들이 쉬기 좋은 곳

 

 

이곳에 석가여래가 모셔져 있다

 

 

정방굴 석가여래는 1971년에서 1973년까지 남제주군수로 재직했던 김서연에 의해 조성되었다. 정방굴의 석재를 이용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세월이 덮혀 석가여래의 법의가 되었다

 

 

파도소리같은 세상, 바람소리같은 세상

 

 

언제면 소리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까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도 고요히

 

 

여럿 가운데서도 묵연히

 

 

그렇게 당당하게

 

 

정방폭포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기도 하고, 4.3의 아픔도 함께 껴안는다. 4.3에 대한 왜곡 속에서도 제주도민은 당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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