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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오백 당오백(폐사지)

보우대사 순교 추정지, 어도봉

by 산드륵 2008. 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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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깨비로 와서

오십 여년 온갖 미친 짓

모든 영욕 다 겪고

이제 그 탈을 벗는다



보우대사의 열반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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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5년 문정황후가 세상을 떠나자

그해 6월 제주로 유배 되어

목사 변협에게 장살되기까지

보우대사가

제주와 인연을 맺은 시간은

아주 짧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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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보우대사를 기리며

제주의 향토사가인

김태능님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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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목사 변협의 학대와 폭력에

비참한 장살을 당하는 일이 없었더라면

우연히도 일세의 고승을 맞이했던

절해 고도 제주의 불교계는 개안되어

자비를 모르던 토착주민들에게

보살이 상징하는

'구원의 생명'을 전하여 주었을 것이요

그 전통과 영향도

후세에까지 길이 남았을 것이어늘

그의 참혹한 순교는

제주로서도 참으로 애석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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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한 조선조의 배불정책 속에서

선교 양종을 일으켜 세우는 등

조선 불교 중흥의 기틀을 세웠던

허응 보우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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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보우선사가

장살된 곳으로 알려진

애월읍 금성리 어도봉으로 가는 길목에는

깊은 향기만

짧은 인연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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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봉.

 

마을에선

도노매, 도래메라는

옛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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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름의 남서쪽에 자리한 도림사.

 

예로부터

이 사찰 윗쪽 일대는

고대 절터가 있었던 곳이라고 구전되고 있는데

보우 선사의 적거지 역시

이 일대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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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팽나무가 

또다시 새순을 틔워내고 있는

이 도림사는

만공 오춘송 스님께서 창건한 법화종 사찰입니다.

 

최청산 스님을 은사로 모신

만허스님, 혜관스님, 혜화 스님 등 7 분이

조국 해방과 불교 혁신을 위해

법화동문회를 발족한 것이

제주 법화종의 시초인데

그중 만공 스님이 머무시던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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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곳 도림사 입구는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사찰을 이어갈 스님이 없어

관리를 할 수 없자

몇 해 전

만공스님의 출가 혈육께서

이곳으로 돌아와 지키고는 있지만

스스로 철조망을 친

스님께서는 

혼자 공부하기를 더 원하신다고 합니다. 

 

담벼락을 타고 넘어온

낯선 이에게

철조망을 먼저 보여주시던 스님께서는

그러나 돌아서 갈 때쯤이 되자

여린 마음을 감추지 못하시고

'신 거 좋아해?' 하시며

도량 안의 유자를 한아름 따 안겨주셨습니다.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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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림사 경내의

절새미물입니다.

작은 사찰의 규모에 비해

샘물의 규모는 꽤 커 보였습니다.

 

예전에는

마을 주민들도

이곳 물을

식수로 함께 이용하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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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 스님께서

이 물가에서

제 얼굴을 들여다 보실 때도

물가의 저 꽃이 지켜보고 계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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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변협은

경기도 과천에서 현감으로 있을 적에

보우 스님께 당한 개인적 감정을 잊지 않고 있다가

보우 스님이 제주로 귀양을 오게 되자

무참히 장살하고 말았습니다.

 

지워질 듯

지워질 듯

아스라이 펼쳐진

비양도의 모습을 바라보며

50이란 한창 나이에

꿈을 접은

한 사람을 생각합니다.



짧은 인연

그러나

오래 지워지지 않는

그 향기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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