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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의자에 걸터앉아
먼 바다를 바라봅니다.
바다 앞에서는
시름도 물거품입니다.
누군가
스스로를 벗어 바위에 걸어놓고 떠나간 바다.
눈과 코와 입으로 바라보는 바다
서귀포시 대포동 베튼게의 풍경입니다.
올 한 해
제주 땅에는 이러저런 시름이 참 많았습니다.
한 걸음 놓을 때마다
꽃잎이 아니라
한 걸음 놓을 때마다
검은 눈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올 한가위에는
그동안의 모든 시름 내려놓고
편히 쉬고 가시라고
베튼게의 빈 의자를
산책님들께 권해 드립니다.
가난한 마음 위로
환한 달이 밝아올 한가위에는
도란도란
방석을 나눠 앉는 것으로
그동안의 안부를 대신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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