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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마을
6.25전쟁이 끝난 후 오갈데 없는 다친 병사들이 모여 살던 곳
해안동 화랑마을
이 화랑마을 깊숙한 품에는
그보다 더 오래전에 잊혀져간 폐사지가 있다.
허리굽혀 모종을 심을 때마다 속칭 '절터왓'이라 불리는 이곳에서
기와며 자기편이 쏟아져 나오면 누군가 살다 갔구나 했던 곳
인적 드믄 숲 속에 잘 단장된 '절물'.
이곳에 잊혀진 옛 이야기는 이제 숨은 그림
절터에서 나온 기단석들.
절터의 주춧돌들은 대부분 파괴되었지만
이 기단석들은 이곳 절물을 정비할 때 옮겨와서 오늘날까지 남아있게 되었다.
절물은 여전히 곱지만
마시는 사람이 없으니
지금은 농업용수로 끌어다 쓸 뿐.
찾는 이가 없어도
스스로 맑게 노는 그 뜻이 좋아
시린 손 한 번 내밀어 본다.
절왓 곳곳에서 발견되는 기와편들
그러나 올 초에 왔을 때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가까스로 오래 굳은 흙을 털어내고
님들 앞에 부서진 얼굴 내보인다.
부서지는 건 모든 형상있는 것들의 당연한 귀결
애닯은 건 이 내 몸의 부서짐이 아니라 어떻게 부서져 갔느냐 하는 마음의 행로
그래서 형편없이 초라한 이 외곽에 자꾸 눈길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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