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읍 홍북면 용봉산 신경리 용봉사
마애불이 일주문 옆에서 기다리고 있다.
통일신라 소성왕 1년 799년 4월
장진대사가 발원하여 원오법사가 새긴 마애불.
먼 길을 걸어온 길손을
일주문 밖까지 나와 기다려준
이 마애불께 인사하고
용봉사를 거쳐 야트막한 정상에 오르면
또다른 마애불이 기다리고 있을 터.
마애불 눈길 닿은 곳에는 부도.
부처님께 귀의한다는 것은
세상을 부처의 눈으로 보라는 뜻.
반야의 눈으로 보라는 뜻.
만물의 공성(空性)을 깨우치라는 뜻.
부도의 주인은 그렇게 생사를 건넜을까.
용봉사 가는 길은 고운 길이었다.
나무냄새에 젖은 바람이
자꾸 천천히 걸어라 천천히 걸어라 붙들었다.
인연의 길 위에서
서둘러야 할 일은 없다고 자꾸 속삭였다.
용봉사 풍경
용봉이 수호하는 이곳 용봉사는
백제 말기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다만 1906년 전후로
평양조씨 가문에서
용봉사 터에 묘를 조성할 계획으로
원래의 용봉사를 폐사시키는 바람에
현재의 위치로 옮겨오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할 뿐이다.
용봉사 대웅전
고개 숙여 내려다 보고 있는
부처와 보살의 자비에
두 손이 절로 모아진다.
구층탑과 지장전과 관세음보살
지장전의 영산회괘불탱.
석가모니가 영산회상에서 설법하는 모습을 그려놓은 것으로
큰 법회가 있을 때 법당 앞 뜰에 걸어놓고 예불을 드리게 된다.
17세기 이후 불화의 특징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작품으로
보물 제1262호로 지정되어 있다.
약사여래불.
삼성각
용봉사 석조.
옛 용봉사 터에 있었던 것을 옮겨온 것인데
사찰 창건 당시 조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꽃은 좋겠다.
존재 자체가 공양이다.
법당을 휘 둘러보고
용봉산 정상의 마애불을 찾아가는 길.
용봉사 옛터에 묻힌 평양조씨묘.
저 아래 용봉사의 독경소리를 듣고 있다.
홍성 용봉사 마애여래입상.
용봉사에서 200m 정도 올라간 정상에 자리하고 있다.
감실 안에 서있다.
두려움을 없애주고
뜻하는 바를 이뤄주신다는 무언의 말씀.
부처의 시선이 닿은 곳마다
살아있다는 것으로 인한 두려움이 모두 사라지길 기원한다.
쉬어간다.
부처 곁에서 쉬어간다.
바람이 젖어있다.
어디서 비를 만나고 온 모양이다.
하산해야 하는데
더 높은 봉우리가 앞을 가로막는다.
어쩌나.
더 높이 날아올라야하나.
허공의 끝은 어디인가.
내 뒤통수인가.
생각이 많아지려하자
후두둑
산비가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