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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사찰

남국선원

by 산드륵 2008. 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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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없는 정월 대보름

 


꽃이 먼저 가부좌를 풀어버린

동안거 해제일


눈푸른 운수납자들의 향기를 좇아

서귀포시 상효동 산 39번지

남국선원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신기루!

 

혹은 허공꽃!


또는 문없는 문!


그 모든 의문을 풀어제칠

남국선원 무문관 입구입니다.

문은 없는데

아무나 들어서지 못한 곳입니다.

 

무문관!

 

이번 생은

태어나지 않은 셈치고

오직

화두 하나에 매달려

하루하루를

치열한 구도의 벼랑 끝에 서서

보내는 곳입니다.

 

이곳 남국선원에는

모두 7개의 무문관에서

시간의 빗장마저 닫아건

스님들이 수행하고 계십니다.


덕생이 오름 아래 자리한

남국선원은

제주도에 선원이 있느냐는

성철스님의 물음에

혜국스님이 원을 세워

1977년 창건하신 후

반야를 구하는

많은 스님들이 거쳐가는 곳이 되었습니다.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을 좌우 협시로 봉안한

대웅전 내부


천불전

 


선의 향기가 그윽한 이곳에서

눈동자는 절로 빛이 납니다.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립니다.

 

불이(不二)의 길



좌복만 남겨둔 채

이생을 떠나기는 싫습니다.

 

그러기에

더 늦기 전에

그리 사랑한 매화가 지는데도

선정에서 일어서지 않으시는

저 붓다를 따라

어서 어서 좌복을 다시 펼쳐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소용돌이치는

모든 번뇌에서부터 해방되는 날

 

그 날은

빗장을 열고 마중나온

달빛을 

모두 함께 만날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발원합니다. 

 

 

 


[국악명상-저녁 술 별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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