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 3

노리매梅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노리매공원에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이 왔다. 그 매화향 찾아가는 날에 새하얀 눈은 마치 백매白梅 꽃잎처럼 나풀나풀 허공을 덮고 살포시 지상에 내려앉으며 꿈처럼 사라져갔다. 지상에 내리는 눈은 모두 화로 위의 눈꽃송이였다. 뜨거운 꿈이었다. 설중매雪中梅 사람이 한평생을 살면서 과연 몇 번이나 설중매를 만날 것인가. 매화를 사랑한다고 해서 누구나 쉽사리 설중매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매화가 그 사람을 사랑한 이후에나 설중매를 만날 수 있다. 2월 초순 현재, 이곳의 매화는 약 절반 정도가 피었다. 지금부터가 절정이라고 보면 된다. 절반이 피었으니 나머지가 따라 피면 절반이 지고마는 것이다. 허공에 얼어붙은 매화향 설중백雪中柏 능수매화 능수매화는 수양매화라고도 하는..

동광 큰넓궤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큰넓궤는 1948년 제주 4·3 당시 동광리 마을이 11월 중순 군경에 의해 초토화되자 집을 잃고 떠난 동광 주민들이 약 2개월 가량 집단 은신했던 곳이다. 큰넓궤는 물론 동광육거리 헛묘와 삼밭구석, 그리고 무등이왓까지 이 일대 모든 곳에 제주 4·3의 역사가 서려 있다. 무등이왓은 제주 4·3 당시 주민들이 학살 당하고 마을이 전소된 후 아직까지 ‘잃어버린 마을’ 로 남아있다. 일제강점기인 1939년에는 동관간이학교가 건립되는 등 인근 마을 중에서 규모가 가장 컸던 무등이왓은 제주 4·3 당시에도 130가구 4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었으나, 1948년 11월 21일 토벌대에 의해 100명가량의 주민들이 희생되고 마을은 전소되었다. 다시 큰넓궤를 찾았다. 이 일대는 영화..

4 와 3 2026.02.07

신흥리 환해장성

환해장성은 제주 300리 해안 전체를 둘러싼 장성이다. 고려시대부터 시작하여 조선시대까지 계속 축성하였다. 바다로부터 들어오는 적의 침범을 막기 위해 시설한 이 환해장성은 삼별초의 진도 거점 시기부터 쌓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왕은 시랑 고여림에게 병사 1,000명을 주고 탐라를 수비하도록 하자 제주에 들어 온 고여림과 군사들은 삼별초 군사들을 대비하기 위한 장성을 축조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환해장성은 제주시 곤흘동에서 별도, 삼양, 조천, 신흥에서 북촌, 동복, 김녕, 행원, 월정, 한동은 물론 성산읍, 표선면, 남원읍을 거쳐 서귀포시에 이르고 대정읍, 한림읍, 애월읍까지 제주도 해안 전체에서 발견된다. 제주시 조천읍 신흥리 바닷가에도 환해장성이 뚜렷이 남아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