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 상서면 개암로 248에 소재한 능가산 개암사

개암이라는 이름은 기원전 282년 변한의 문왕이 진한과 마한의 난을 피하여 이곳에 도성을 쌓을 때, 우禹와 진陳의 두 장군으로 하여금 좌우 계곡에 왕궁 전각을 짓게 하였는데, 동쪽을 묘암妙巖, 서쪽을 개암이라고 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백제 무왕 35년 634년에 묘련 스님에 의해 창건되었는데, 부안 내소사와 창건시기가 비슷하다. 현재는 조선 인조14년 1636년에 중건된 대웅보전을 중심으로 관음전, 응진전, 지장전 등의 전각을 갖추고 있다. 개암사 뒷편의 울금바위는 백제의 유민들이 왕자 부여풍을 옹립하고, 3년간에 걸쳐 백제부흥운동을 폈던 주류성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개암사는 원효대사께서 화쟁사상을 펼친 곳으로도 이름이 높다. 개암사 원효방元曉房에는 작은 웅덩이가 있는데 원효가 수행하기 시작하면서 샘물이 솟아났다고 한다. 17세기 밀영密英이 지은 「개암사별기開巖寺別記」에 따르면 신라 문무왕 16년 676년에 원효와 의상이 이곳에 이르러 우금암 밑의 굴 속에 머물면서 수행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원효대사의 화쟁사상은 "眞俗無二而不守一,由無二故卽是一心,不守一故譽本爲二", 즉, "진眞과 속俗은 둘이 아니나 그렇다고 하나라고 고집하지도 않으니, 둘이 아니기 때문에 곧 '일심一心'이요, 하나를 고집하지도 않기 때문에 조건에 따라 두 가지가 되기도 한다."는 "융이이불이 불이이융이融二而不一 不一而融二" 사상을 말한다.

개암사 사천왕문

개암사는 1276년 고려 충렬왕 2년에 원감국사꼐서 조계산 송광사에서 이곳 원효방으로 와서 주석하면서 지금과 같은 사찰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원감국사는 모두 30여 동의 건물을 짓고 수많은 대중을 모아 『능가경』을 강의하였기 때문에 산의 이름조차 ‘능가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비는 그쳤으나 능가산을 휘감은 안개 때문에 울금바위는 보이지 않고 홍매화만 곱게 얼굴을 내밀었다.

개암사 전경

개암사 대웅보전은 예전의 황금전이다. 17세기의 대표적인 불전佛殿으로, 뛰어난 조각술로 이름 높다. 백제 무왕 때 묘련스님이 처음 지었으나 임진왜란 당시 소실되었고 이후에 인조 14년 계호스님께서 다시 지었다. 대웅보전 전각은 장대석 기단 위에 다듬지 않은 주춧돌을 놓고 세운 건물로 평면이 정면 3칸(11.85m), 측면 3칸(7.8m)이다. 대웅보전 내부에는 2개의 고주高柱를 측면 기둥 열보다 훨씬 뒤로 물려 세워 예불을 위한 면적을 넓게 확보하고 있다. 건물 앞뒷면에는 모두 분합문을 설치하고, 좌우 측면에는 맨 앞쪽 칸에만 외짝문을 달아 출입하도록 하였다.

뛰어난 조각술의 정점을 보여주는 대웅보전에는 상단에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봉안하고 보현보살과 문수보살을 좌우협시하였다. 3존불의 후불벽에는 후불탱화를 걸어 놓았으며 그 위는 아자형 천개로 장엄하였다
.

1979년에는 삼존불 중 본존불의 왼쪽 손 주변에서 개암사 연혁 및 백제 부흥운동과 관련된 내용이 적힌 「개암사별기」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닫집 안의 연꽃과 용

천장은 층급형 우물천장으로 각 층급벽에는 나한도를 그리고, 9마리의 용을 배치하여 내부 공간을 극적으로 장엄하게 꾸미고 있다.

대웅보전 천장

천장의 무늬

개암사 산신각

개암사 관음전

관세음보살

구고구난 대자대비 나무관세음보살

응진전


16나한상

개암사 16나한은 단아한 형태와 부드러운 양감 등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평안하게 한다. 관련 기록이 잘 보존되어 있고 양식적으로도 17세기 불상의 특징을 대표할 만한 작품이다.

부처님의 제자 중 신통력과 해탈을 갖춘 성자들인 나한님께 올리는 기도는 병고 소멸, 재수, 가내 평안 등 현세적인 소원 성취가 매우 빠르고 강력한 영험이 있다고 믿어져 널리 행해진다.

개암사 지장전. 이 전각은 2000년에 건립된 전각으로,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청림리 석불좌상을 봉안하기 위해 조성되었다. 앞면 3칸, 옆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이며, 인등전 뒤쪽 축대 위에 위치하여 지장보살을 모시고 있다

둥근 얼굴, 지긋하게 뜬 눈, 자그마한 입을 지닌 고려시대 지장보살로 추정되는데, 청림리 청림사에서 모셔왔다.

봄비에 젖은 개암사

역사가 깊고 여러 덕높은 고승들이 거쳐간 곳이어서 그런지 이곳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다. 8세기경에 금산사를 중창한 진표율사가 부안 변산의 의상봉에 있는 부사의방장不思議房丈에서 수도한 후, 개암사로 내려와 방등계단方等戒壇을 세웠는데, 이 시기에 수행자들의 병을 다스리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대나무 통에 소금을 넣어 구워 만드는 죽염 비법을 전수했다는 것도 그 이야기 중의 하나이다.

봄날의 사리舍利가 물방울로 맺혔다. 모든 순간이 '참'인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