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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구름 그리고 섬379

대포항의 존자물 서귀포시 대포포구, 옛이름은 '큰개'이다. 이 포구에서 해저에 묻혀있던 3개의 초석이 인근 법화사 금당지의 초석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고려시대 비보사찰 법화사의 중건을 위한 여러 물자들이 이 포구를 통해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포포구는 법화사와의 연관성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용출하던 '존장물'과 '중질' 등과 관련하여, 상원인 영실 존자암으로 이어지는 길목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대포포구의 '존장물'은 해안도로가 정비되면서 사라졌다. 다만 콘크리트 구조물 맨끝에 구멍을 내어 '존장물'이 바다로 흐르도록 설계해 놓았다. 안내문 하나 없이 사라졌기에 그 물맛을 기억하는 이들만 아는 이야기이다. 대포포구에서 발견된 주춧돌. 이 주춧돌은 법화사 금당지 주춧돌과 유사한 것으로 판명되었는.. 2023. 12. 20.
눈 내리던 날 -영주산 영주산으로 오른다. "시인이 일생에 시 다섯편 남길 수 있다면 족하지 않냐"고 했다던 서정춘 시인이 문득 생각난다. 요즘도 같은 생각이실까. 미소展.....서정춘 아이들이 눈 오시는 날을 맞아 눈사람을 만드실 때 마침내 막대기를 모셔와 입을 붙여 주시니 방긋 웃으시어 햇볕도나 좋은 날에 사그리로 녹아서 입적하시느니 봄, 파르티잔.....서정춘 ​ 꽃 그려 새 울려 놓고 지리산 골짜기로 떠났다는 소식 죽편.....서정춘 여기서부터, 멀-다 칸 칸마다 밤이 깊은 푸른 기차를 타고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 년이 걸린다 수평선 보며.....서정춘 그렇다, 하늘은 늘 푸른 폐허였고 나는 하늘 아래 밑줄만 그읏고 살았다 마치, 누구의 가난만은 하늘과 평등했음을 기념하듯이 나태주야 다들 좋아하더라. 그런 시인도 좋다.. 2023. 12. 20.
궤물오름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산 136-6번지 궷물오름. 이 오름은 "쉐 올리래, 쉐 보래, 쉐 내리래" 다니던 목동들의 기억이 남아있는 곳이다. 제주의 동부지역 목동들은 동부지역의 넓은 초지로 인해 한라산 백록담까지 드나들 필요가 없었으나, 이곳 서부지역 애월읍 광령리, 유수암리, 납읍리, 상가리, 장전리 등의 목동들은 한라산을 바라보며 드넓은 초지를 찾아 해발 1400m 고지 이상에서 백록담까지 오르내려야 했다고 한다. 그러나 1970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한라산의 보호를 이유로 한라산 방목이 금지되면서 제주의 목축문화는 소멸 내지 변화의 길을 걷게 되었다. 궷물오름 안내문. 1937년 일제강점기에 장전공동목장조합원들이 모래와 자갈을 바닷가에서 등짐으로 운반하여 궷물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가두어 목축에 필.. 2023. 11. 9.
관음사의 가을 가을비 한라산 관음사의 가을비 가을 국화 공양의 길 빗속에 울리는 염불 소리 똑 또옥 똑 나무의 공양 버리기 어려운 것을 버리며 공양하고 찬탄하는 가을숲 그 찬란한 가을숲길을 걸으며 균여대사의 보현십원가를 떠올려본다. 예경제불가/균여대사 마음의 붓으로 그리는 부처 앞에 절하는 몸은 법계法界 두루 이르거라 티끌 티끌마다 부처의 절이요 절 절마다 둘러 모시는 법계法界에 가득 차신 부처 구세九世 다하여 예경하련다 아아 신어의업身語意業에 지치거나 만족함 없이 이에 부질 삼으리라 칭찬여래가/균여대사 오늘 모든 무리가 나무불南无佛이여 사뢰는 혀에 무척변재无尺辯才의 바다 일념에 솟아나거라 티끌 티끌의 허물虛物에 드리우신 공덕의 몸을 대하시어 끝없는 덕의 바다를 부처로서 기릴 것이로다 아아 비록 한 터럭 덕도 못 다 .. 2023. 11. 5.
법정사 옛길 서귀포시 도순동 산 1번지 법정이 오름의 무오법정사항일운동 발상지를 찾았다. 무오법정사항일운동은 1918년 10월 7일 도순리 법정사 승려들이 보천교 등의 종교 지도자들의 협조를 끌어내어 일본인 축출과 국권회복을 위해 분연히 일어난 제주도내 최대 규모 항일운동이다. 무오법정사항일운동 당시의 1918년 법정사 위치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재 제 61-1로 지정된 폐사지는 유족의 증언에 의해 밝혀진 곳이다. 일부 학자들은 1980년대 전후에 활동을 시작한 동일한 이름의 법정사 자리에 1918년 법정사가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한다. 그러나 조선오만분지일지형도에 의하면 이 일대에 약 4군데의 건물이 기록된 것으로 보아 여러 전각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군다나 법정사.. 2023. 10. 28.
월대 외도물길 20리. 제주시 외도동의 자연, 문화, 역사를 품은 20리 길이다. 2013년 개설되었다. 총구간거리는 약 8km로서 2시간 반 정도가 소요된다. 물길은 월대천에서 출발하여 알작지 → 내도청보리밭 → 도근천 남쪽길 → 월대천공원 → 월대교 → 외도생태공원경유 → 납세미물 → 외도동주민센터 → 연대 마이못 → 해양수산연구소 북쪽 산책로 → 월대 바닷가를 거쳐 월대천에 도착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왼쪽의 도근천(都近川)과 오른쪽의 광령천이 합류하는 이곳은 고려, 조선 시대에 관아에서 조공을 실어 날랐던 조공포가 있었던 지역이다. 조공포는 삼별초가 제주에 주둔해 있는 동안 주보급항이 되었던 포구이다. 1271년(원종12년) 김통정 장군이 귀일촌에 항바드리성을 쌓으면서 이곳을 해상 보급기지로 삼았다. 당.. 2023. 10.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