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존자암 한 사람이 길을 걸었다. 그 길은 구비진 산과 들과 강을 너머 시타림에서 멈췄다.그곳은 장작 살 돈이 없어서 화장조차 할 수 없는 가난한 이들이 시체를 버리기 위해 찾는 곳이었으나 그가 들어서자 시체를 버리던 숲은 수행자의 숲이 되었다. 그 숲에서 그는 생로병사의 고해에서 벗어나는 진리의 길을 찾고자 극단을 넘나드는 고행에 접어들었다. 숲에서의 고행이 6년도 지난 어느 날, 그 사람은 마을 여인이 건넨 유미죽 공양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그리고 고행으로 무너진 몸의 기력을 회복한 후에 그늘이 좋은 핍팔라나무 아래로 갔다. 길상초를 깔고 앉았다.달빛이 밝았다. 달을 가리던 어둠의 그림자는 없었다. 불이不二였다. 찰나생刹那生 찰나멸刹那滅이 동시同時인 진리의 달이 우주를 환하게 비추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