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4 와 350

동백동산과 묵시물굴 꽃의 몸을 빌어내 영혼은 산다. 그리하여 나의 몸은 가볍다. 그리하여 나의 영혼도 가볍다. 이여도사나 쳐라 쳐라 잘도 헌다 이여도사나 요 네 상척 부러지면 선흘곶디 곧은 낭이 없을소냐 선흘리 원시림지대 동백동산 제주도에서 평지에 남아 있는 난대성 상록활엽수가 가장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곳 1900년초 화전농사가 활발해지면서 과거의 식생은 파괴되었지만 종가시나무, 후박나무, 빗죽이나무, 동백나무 여전히 울울창창한 곳 그곳에 현재에도 무수히 남아있는 이 유적들은 숯을 구워 살던 옛 사람들의 흔적이라 합니다. 숲으로 들어와 숯을 굽던 사람들이 이슬을 맞으며 머물렀던 곳이라 하는데 그 모습이 결코 낯설지가 않습니다. 이 동백동산에서 반못굴은 100미터, 목시물굴은 700미터 그런데 이 돌집은 제주 4.3 당시 .. 2008. 2. 29.
무등이 왓 지금 이 순간 운명의 육각 주사위가 그대에게 던져진다면 그대는 무엇을 손에 쥐고 싶습니까? 원물오름에서 내려다본 안덕면 동광 육거리 이곳에서1862년 강제검이, 1898년 방성칠이, 1901년 이재수가 1908년 김석윤 스님과 함께 항일 거사를 꿈꿨던 고사훈이 운명의 육각 주사위를 앞에 두고 하나같이 선택한 길이 있습니다. 살기 위해 죽음의 길을 걷는다. 그러나 무등이왓 이곳의 사람들에게는 선택의 주사위마저 던져지지 않았습니다. 동광 육거리 주유소에서 동쪽으로 난 길을 오르다 마주치게 되는 잃어버린 마을 무등이왓. 무등이왓 저 길로토벌대가 내려온 것은1948년 11월 15일이었습니다. 중산간에 자리한 이 마을의 비극은 한 마을 주민 100여명이 한꺼번에 희생 당하고 살아남은 자들은 짚신을 끌며 동광 육거.. 2008. 2. 29.
이덕구 산전 사람... 사람... 산사람... 한라의 산사람... 그들의 최후는... 차라리 붉은 단풍 빛... 한라의 산사람 그중에서도 1948년 4.3 당시 한라산 유격대 총사령관이었던 이덕구의 산전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이덕구 산전을 찾기 위해서는 제1횡단도로에서 교래리 방면으로 가다가 물찻오름으로 오르는 임업도로로 빠진 후 약 1.5km 정도를 더 가면 사진과 같은 계곡 옆 오솔길을 발견하면 됩니다. 이 길에는 입구에서부터 노란 표식이 되어있는 나무들이 있는데 이는 어느 가문의 후손들이 성묘길을 잃지 않기 위해 해 놓은 표식들입니다. 깊은 숲 속의 이덕구 산전을 찾기 위해서는 이 노란 표식 끝의 무덤까지 잘 찾아가셔야 합니다. 표식만을 쫓아 약 500여 미터를 걸어 계곡을 건너면 시간은 1948년으로 거슬러 .. 2008. 2. 29.
다랑쉬 굴 만남... 그것도 만나서 서로 빛이 되는 그런 만남... 그런 만남을 엿보려면 달빛의 은은함 속에서 그 빛을 더하는 오름의 여왕, 다랑쉬로 오르면 될 듯합니다. 그러나 그 고운 오름은 제껴두고 다랑쉬 발치에 놓인 다랑쉬굴로 가는 길에서는 그 아름다움조차도 시선에 잡히지 않습.. 2008. 2. 29.
섯알오름 학살터 섬에 셋방 얻어 놓고 별을 보며 산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어 보았을만한 낭만. 제주는 요즘 그런 낭만의 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오늘은 음력 7월 7일 견우성과 직녀성을 찾아보는 날입니다. 그러나 또한 오늘은 제주섬의 어느 한 귀퉁이에서 숱한 영혼들이 별이 되지도 못하고 산산히 부서져간 날이기도 합니다. 해마다 음력 7월 7일 사계리 백조일손지묘와 한림읍 금악리 만벵디 공동묘지에서 합동 위령제가 열리는 이 날. 추모의 마음으로 지난 4월 다녀온 섯알오름 학살터를 회상합니다. 사계리 백조일손지묘. 1950년 8월 20일 음력 7월 7일 칠석날 새벽 5시경 섯알오름 탄약고 터에서 한꺼번에 학살당한 무고한 양민들의 죽음을 추모하는 곳입니다. 서로 다른 132분의 조상이 한 날, 한 시, 한 곳에서 죽.. 2008. 2. 29.
너분숭이 애기무덤 아주 먼 옛날 어린 누이가 손톱에 봉숭아 물들이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 그 누이는 없지만 해마다 이때쯤 봉숭아 저 꽃을 보면 꽃물마냥 고운 꿈을 꾸던 어린 누이가 생각나곤 했습니다. 제게 항상 그리움과 같은 이름으로 기억되던 봉숭아꽃 그러나 오늘 이곳 너분숭이 애기무덤가에서 제 봉숭아꽃의 기억은 바뀌고 말았습니다. 학살당한 애기들의 무덤터 그곳에서 돌보는 이없이 홀로 피고 지는 봉숭아꽃 너분숭이 애기무덤 터 이곳에는 한품에 안길만한 애기무덤들 20여기 정도가 조그만 공터 안에 모여 있습니다. 함덕을 지나 북촌에 들어서면(북촌초등학교 서쪽100m지점) 길 왼편에 사진과 같은 표지석이 보입니다. 이름하여 너분숭이 쉼터. 원래 이곳은 북촌과 함덕 마을 사람들이 밭일을 하고 돌아가다 쉬던 곳이었습니다.. 2008. 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