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사찰112 법화사의 가을 연꽃 차디찬 가을 바람에 쫓기며 이런 생각합니다. 행여 "더 이상 너에게선 옛 그 고운 향기 찾아볼 수 없구나" 저를 보며 그러실까 차디찬 가을 바람에 쫓기며 두려운 마음 감추지 못합니다. 법화사 가을 연꽃 무상의 계절에 핀 저 연꽃 플라스틱 연꽃 그렇습니다. 저 연꽃은 플라스틱 연꽃입.. 2008. 2. 29. 백련사 그리고 바다 비가 내리면시야는 흐려지지만 시선은 맑아집니다. 비가 내리는 날의 풍경 앞에서는 시선을 감추지 않아도 되기에 거짓을 말하지 않아도 되기에 비속으로 걸어가는 길은 언제나 마음 가볍습니다. 가을비가 내리는 오늘 추억 가득한 백련사에 내 시선을 던져보았습니다. 비속에서 더욱 선명한 풍경 흐린 시야 속에서 더욱 선명한 사람의 향기가 있다면 아마 저런 빛깔의 향기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구좌읍 김녕리 백련사 1926년경 안봉려관 스님과 상좌 목련 스님께서 이곳 김녕리를 중심으로 포교활동을 시작하며 창건한 사찰입니다. 돌고 돌아 다시 이 문앞에 섰을 때는 내 마음에도 연꽃 한 송이 피어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쓸쓸하게도 늙고 지친 몸으로 겨우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퇴색한 수월문 앞에서 잠시 긴 숨을 들이쉽니다... 2008. 2. 29. 관음사의 가을 한라산 기슭 아미산에는 낮에도 달이 뜹니다. 아미산에 그려넣은 고운 눈썹같은 관음사 그 관음사의 산신각 기둥에는 어제 진 달 위로 다시 또 새 달이 돋아 월인천강을 이루었습니다. 가을 햇살로 단청한 고운 잎사귀 그 가을이 어디쯤 왔나 엿보기 위해 한라산 관음사를 찾았습니다. 가을 나무 아래.. 2008. 2. 29. 영천사 한라(漢拏)! 은하수를 끌어당겼다는 아름다운 그 이름. 한라의 진면목은 산 정상에서 별들이 �아지는 모습을 보고나면 알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천상에 오르지 않고서도 내가 걷고 있는 이곳이 곧 미리내임을, 별들이 흐르는 계곡임을 일러주는 곳이 있으니 그곳이 바로 효돈천입니다. 하지.. 2008. 2. 29. 태산사 산책가족님, 오셨습니까? 거두절미하고 먼저 항파두리성밖 길가에 내팽겨진 사진 속 유물들을 보십시오. 저 유물들은 저렇게 버려져도 되는 것들이 아닙니다. 이 석고와 비석은 고려시대 사찰이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애월읍 유수암리 태산사터의 유물들입니다. 그런데 분명한 이유도 없이 1994년 이곳 항파두리성으로 옮겨졌고 지금은 항파두리성밖 길가에 저렇게 완전히 내팽겨져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이 2기의 석고는 원래 태산사 터의 72계단 옆에서 발견된 유물로 제주에서 이런 유물이 발견된 것은 이것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정확한 것은 아직 조사조차 되어 있지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방치되어 있습니다. 유수암 태산사터에서 사라진 비석을 찾아 헤매다 아주 우연히 저 몰골이 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 버.. 2008. 2. 28. 하도리 금붕사 이성봉 스님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제주 4.3 사건 당시 쏘아죽이고 태워죽이고 굶겨죽이던 그 광란의 피바람 속에서1948년 11월 군경토벌대에 의해 무참히 총살당한 이성봉 스님! 총을 얼마나 쏘아댔는지 시신을 염할 수가 없어서 방석의 솜을 뜯어내어 총구멍을 모두 막은 후에야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다는 이성봉스님! 그 스님의 흔적을 찾아 하도리 금붕사로 떠났습니다. 그 곳엔 스님의 시신에 엉겨붙었을 핏자욱처럼 바짝 말라버린 연못만이 맨 땅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이성봉 스님의 이야기는 이 초라한 비석에 새겨진 것이 전부인 듯합니다. 비석마저도 제자리에서 뜯겨나와 후원 한쪽 구석에 몸을 숨기고 있습니다.1926년 이성봉 스님에 의해 창건된 이 금붕사에서는 1932년 승려교육, 1936년 법화대산림 등을 개최.. 2008. 2. 28. 이전 1 ··· 15 16 17 18 1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