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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 나는 경솔했다. 백짓장같은 그 얼굴을 보고 알았다. 새하얀 그 향기에 붙들리고 알았다. 나는 후회했다. 아주 늦기 전에 그리워해도 되냐고 미리 말했어야 하는 거였다. 향기는 이미 천리 멀리인데 미리 사랑한다 말했어야 하는 거였다. 새하얀 꽃으로나 피어야 새하얀 향기로나 피.. 2008. 2. 29.
동백동산과 묵시물굴 꽃의 몸을 빌어내 영혼은 산다. 그리하여 나의 몸은 가볍다. 그리하여 나의 영혼도 가볍다. 이여도사나 쳐라 쳐라 잘도 헌다 이여도사나 요 네 상척 부러지면 선흘곶디 곧은 낭이 없을소냐 선흘리 원시림지대 동백동산 제주도에서 평지에 남아 있는 난대성 상록활엽수가 가장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곳 1900년초 화전농사가 활발해지면서 과거의 식생은 파괴되었지만 종가시나무, 후박나무, 빗죽이나무, 동백나무 여전히 울울창창한 곳 그곳에 현재에도 무수히 남아있는 이 유적들은 숯을 구워 살던 옛 사람들의 흔적이라 합니다. 숲으로 들어와 숯을 굽던 사람들이 이슬을 맞으며 머물렀던 곳이라 하는데 그 모습이 결코 낯설지가 않습니다. 이 동백동산에서 반못굴은 100미터, 목시물굴은 700미터 그런데 이 돌집은 제주 4.3 당시 .. 2008. 2. 29.
한라산 석굴암 길 저 편 눈부신 그것을 그리움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자꾸만 깊은 계곡으로 빠지는 말없는 시선도 그리움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그 계곡 속 마르지 않는 샘물도 그리움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한라산 금봉곡 석굴암 바위에 그리움을 새기던 1945년 어느 날의 강동원 스님도 1948년 어느 날의 산사람들도.. 2008. 2. 29.
서관음사 폐사지 그가 걸어갔던 길은 외로운 길 그러나 그 외로움을 알기에 닮은 모습으로 따라걷는 이들도 있습니다. 제주시 도평동 숲 속. 이세진 스님의 서관음사 터. 이곳은 1939년 이세진 스님께서 기와공장을 설립하여 가난한 백성들과 승가의 경제 자립을 꿈꾸었던 곳입니다. 어려서부터 내장사의 백학명 스님과.. 2008. 2. 29.
용연(龍淵) 산을 내려온 물이 천천히 바다에 발을 담급니다. 한라에서 흘러 한두기에서 바다와 만나는 물. 그 빛입니다. 용연 용이 살고 있어서 기우제를 올리면 어김없이 비가 내리곤 했던 신성한 곳 혹은 달을 기다려 밤 뱃놀이를 즐겼다는 곳 달빛 대신 이제는 화사한 조명이 밤을 지새는 저 곳에서 바위 벽에 .. 2008. 2. 29.
성산 일출봉 진지동굴 사람은 살면서 사랑을 하나 보낼 때마다 가슴에 허공 하나 만듭니다. 그러나 그 허공은 타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말없는 뒷모습에 마음 걸어두는 그런 사람이 있다면 또 모를까... 당당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성산 일출봉. 그 뒷모습입니다. 일출봉 연안 수마포 해안 절벽. 태평양 전쟁 말.. 2008. 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