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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사 그리고 바다 비가 내리면시야는 흐려지지만 시선은 맑아집니다. 비가 내리는 날의 풍경 앞에서는 시선을 감추지 않아도 되기에 거짓을 말하지 않아도 되기에 비속으로 걸어가는 길은 언제나 마음 가볍습니다. 가을비가 내리는 오늘 추억 가득한 백련사에 내 시선을 던져보았습니다. 비속에서 더욱 선명한 풍경 흐린 시야 속에서 더욱 선명한 사람의 향기가 있다면 아마 저런 빛깔의 향기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구좌읍 김녕리 백련사 1926년경 안봉려관 스님과 상좌 목련 스님께서 이곳 김녕리를 중심으로 포교활동을 시작하며 창건한 사찰입니다. 돌고 돌아 다시 이 문앞에 섰을 때는 내 마음에도 연꽃 한 송이 피어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쓸쓸하게도 늙고 지친 몸으로 겨우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퇴색한 수월문 앞에서 잠시 긴 숨을 들이쉽니다... 2008. 2. 29.
관음사의 가을 한라산 기슭 아미산에는 낮에도 달이 뜹니다. 아미산에 그려넣은 고운 눈썹같은 관음사 그 관음사의 산신각 기둥에는 어제 진 달 위로 다시 또 새 달이 돋아 월인천강을 이루었습니다. 가을 햇살로 단청한 고운 잎사귀 그 가을이 어디쯤 왔나 엿보기 위해 한라산 관음사를 찾았습니다. 가을 나무 아래.. 2008. 2. 29.
새별오름과 억새 땅위에 내려앉은 별 하나가 가을을 타고 있습니다. 새별오름 업장의 중력을 벗어나지 못하여 끝내 하늘로 오르지 못한 나는 그저 가을 타는 별오름에서 또다른 우주를 바라봅니다. 새별오름입니다. 그 형세가 자못 별의 모습을 닮았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 합니다. 지금은 축제용 오름.. 2008. 2. 29.
용눈이 오름과 수산진성 가을입니다. 애써 거울 앞에 서지 않아도 잊고 있던 스스로와 한번쯤은 마주치게 되는 계절 가을입니다. 그 중에서도 용눈이 오름이 그어놓은 무심한 선을 따라 바람없이도 흘러가는 제주의 가을은 어찌보면 무상의 깊은 자취에 닿아 있었습니다. 용눈이 오름. 용이 놀던 곳 혹은 용이 누워있는 곳이.. 2008. 2. 29.
공동경비구역(JSA) 매듭 역사의 매듭 남북한 공동경비구역 JSA에 다녀왔습니다. 경기도 문산과 개성을 연결하는 국도 1번 도로상에서 군인들의 검문을 통과하니 눈이 시리도록 맑고 푸른 임진강이 나타납니다. 임진강 호수처럼 고여 움직이지 않는 듯 하지만 끊임없이 흐르고 있는 우리 역사의 강물. .... 이곳에서부터 민.. 2008. 2. 29.
귀빈사(貴賓舍) 구좌읍 송당리 민오름 자락에는 1958년 국립목장 당시에 세워진 이승만 대통령의 별장 귀빈사(貴賓舍)가 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 하면 제주도를 '대한민국의 모스크바'로 지목하고 초토화를 명령했던 1948년의 제주 4.3 사건이 어김없이 떠오릅니다. 1948년 4.3 사건이 지난 10년 후인 1958년 민오름의 송당.. 2008. 2. 29.